한국고전 라-272 상평통보 全 盈 12시 음성전

한국의 고전 라-272 전라감영 주조 상평통보 입니다.

12시에 음성표시가 있습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조금 생겨 엽전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올려보겠습니다.

숙종 21년 11월 21일 결정된 호남의 구휼자금을 위해 전라감영에서 全 천자문전을 주조했습니다.

이번 19일 초복(初覆)에 입시하였을 때에 영의정 남구만(南九萬)이 아뢰기를   "신해년 (현종 12년 (1671))의 흉황이 비록 심하기는 하였어도 그때에는 공사간에 꽤 축적이 있었고 사람도 지나치게 번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심 세도(世道)가 오늘처럼 심한 지경에는 이르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에는 범사가 손을 쓰기 어려운 것이 실로 전보다 10배나 더합니다. 조정에서 진휼에 비록 심력을 다하고 있으나 내년 봄에는 굶주린 시체가 줄을 잇는 참상을 필시 면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백방으로 생각해 보아도 달리는 쓸 만한 계책이 없으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대체로 동전을 사용한 뒤로 일백 가지 폐단이 아울러 일어났으니 경외에 도둑이 횡행한 것이나 관청에 뇌물이 터놓고 행해지는 것이나 이끗을 추구하는 길이 다단해진 것이나 인심이 더욱 간교해진 것들을 논자들은 모두 돈을 사용하는 허물로 돌리고 있습니다. 그 폐단이 이러함을 익히 알기 때문에 전날 성상께서 백성의 궁핍을 특별히 진념하여 관동에 주전을 윤허하셨으나 묘당의 공론이 모두 허가할 수 없다하였고 얼마 전에 이조참판 이여(李畬)가 돈의 주조를 청하였으나 신이 역시 그럴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들으니 관서에서는 감영의 적년(積年) 축적을 모두 진휼의 밑천으로 써버려 앞으로 있을 칙사와 사신의 수용을 책응할 길이 없다고 합니다. 영남에서도 감영의 저축을 각 고을에 나누어 주고 내년 가을에 그 수량을 도로 채워놓게 하려 하나 남은 물력이 극히 적어 백성을 진휼하는 소용이 될 수 없고 심지어 백성을 위하여 민역을 경감해 주는 일 등도 대충해 줄 재원이 없으니 더욱 손을 쓸 수 없다고 합니다. 만일 이 두 도에 주전을 허락하여 몇 년에 걸쳐 흩어버린 감영의 저축을 충당하게 하고 민역을 견감할 수 있도록 하게 한다면 경기의 각 읍이 진휼청에서 돈을 빌려 백성들에게 곡물을 사들인 것이나 관동의 도신이 부자나 장사꾼에게 돈을 사주(私鑄)하게 하고 세금을 받는 것과 견주어 보면 어렵고 쉬움이 현저히 다르고 사체도 다르니 이 두 도에는 불가불 주전을 허가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기왕 영남에 허가한다면 호남의 사세도 영남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경기에 있어서는 이미 전휼청에서 각 고을에 돈을 적당히 주었고 영동과 북도도 진휼청에서 돈을 주기로 하였으니 이 세 도는 이제는 논할 일이 없겠으나 호서와 해서 두 도는 양남·관서와 같이 주전을 허가할 수도 없고 또 영동이나 북도와 같이 돈도 주지도 않았으니 자못 조정에서 고루 혜택을 베푸는 도리가 아닙니다. 그러니 이 두 도에도 진휼청에서 주조한 돈을 각각 1만 냥씩을 주어 민역의 경감에 대충해 주도록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우의정 신익상(申翼相)은 서울과 외방 제도에 주전을 허가한다면 돈의 가치가 날로 떨어져 서울에서 주조한 돈까지 통용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참으로 옳은 말이나 지금에 이르러 백성의 사정은 궁핍할대로 궁핍하여 바라는 것은 오직 돈을 주조하는 데에 있는데 끝내 고집하고 허가하지 않는다면 내년 봄에 인민이 굶주려 죽을 즈음 필시 이것으로 허물을 씌우는 사단이 될 것이니 그 폐단을 비록 익히 알고는 있으나 부득이 이렇게 앙달하는 바이오니 제신에게 하문하시고 그 이해를 참작하시어 처리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돈을 주조하는 일은 평년에 있어서도 백 가지 폐단이 생겨 실로 가벼이 허락할 수 없는 것이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폐단이 있다고 하여 고집할 수도 없으니 비단 민원이 염려되어서만이 아니고 백성의 부모된 도리에 조금이라도 미진한 대목이 있어서는 않되기 때문이다. 폐단이 없이 시행할 만해서가 아니라 실로 부득이한 데서 나온 조치이다. 널리 제신에게 물을 것도 없이 3도는 주전을 허가하고 호서와 해서는 진휼청에서 각각 1만 냥씩을 주조해 주는 것이 좋겠다." - 비변사등록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