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엽전은 크게 고려와 조선, 시대로 나눌 수 있다.
고려의 경우, 건원중보 배 동국전, 동국중보, 동국통보, 해동중보, 해동통보, 해동원보, 삼한중보, 삼한통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고려전은 서체나 배면의 월표, 테두리나 문자의 크기 등으로 세분화되어 진다.
필자가 수집한 고려전은 약 60여점 정도 된다.
그 중 배면 착범으로 보이는 9점을 중심으로 고려전 배면 착범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 착범전이란?
착범전은 엽전 주조 시, 거푸집이 밀리는 현상을 말한다.
착범은 엽전의 앞뒤면에서 동일하게 발생하기 보단, 앞면이나 뒷면 즉 한면에서 두드러지게 보인다.
- 사진으로 살펴 본 착범. (발행 순서[추측])
1. 동국중보 대독
2. 동국중보 대독
3. 동국중보 대독
4. 동국중보 대독
5. 동국통보 대독
6. 동국통보 대독
7. 해동통보 회독
8. 삼한중보 대독
9. 삼한통보 대독
위의 9점에는 크고, 작은 착범들이 보인다.
착범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아래 사진을 더 첨부했다.
1-1. 좌하로 밀려났다.
1-2. 우하로 밀려났다. 월표 또한 조금 밀려난 느낌이다.
1-3. 우로 밀려났다.
1-4. 우하로 밀려났다.
1-5. 좌하로 밀려났다.
1-6. 좌상으로 밀려났다.
1-7. 좌하로 밀려났다.
1-8. 우하로 밀려났다.
1-9. 우로 밀려났다.
위의 사진들을 통해, 배면에 크고 작은 착범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착범전의 이유.
고려전 착범의 이유는 다양하게 추측할 수 있다.
한국의 고전을 집필하신 고 한영달 선생은 '고려전의 에러전은 실수로 빚어졌다기보다는 작위적인 것도 있다고 보여진다. 일정한 수량의 엽전을 만든 후 계량단위를 알리는 표식이었거나 주전 종사자들의 임금 지불 요구 표시 등 여러 가지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 고 추측하셨다.
즉, 계량단위(100개나 1,000개 등을 만들 때 표시)나 불만(임금 지불 요구 등) 으로 인한 표식으로 보는 것이다.
엽전을 주조하는 사람들의 의도성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고전을 수집하는 또 다른 수집가는 '주전방식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엽전 주조과정을 보고, 내가 깨달은 점은 그들이 거푸집을 뜰 때, 背(배) 사각틀 + 주물사 + 금형 + 面 사각틀 + 주물사 ... 이런 방식으로 거푸집을 만들기 때문에 고정만 잘시키면 착범이 나올 수 없다. 그런데 고려전은 면, 배의 주물사틀에 각기 금형을 찍어, 거푸집을 만들지 않았나 추측한다. 그래서 육안으로 측정한(?) 면배의 사형이 합형을 하여도, 일치하지 않아, 이런 착범들이 나왔다고 생각해 봅니다. 즉, 의도성은 전혀 없고, 주전기술 부족으로 착범전은 만들어 졌으며, 나중에 해동통보나, 삼한통보의 착범이 드문 경우로 바서, 기술의 발전으로 착범이란 오류를 극복한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의도성이 아닌 주전기술의 부족으로 이러한 착범전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것이다.
- 착범전 = 에러전 ?
착범전이 만들어진 이유가 의도성이라고 한다면 고려전의 착범전은 에러전으로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주전기술의 부족은 에러전으로 볼 수 있는 것일까?
'에러'의 뜻을 풀이하면 잘못이나 실수이다. 주전기술의 부족은 잘못이나 실수보다는 기술의 한계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에러전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 주전기술의 부족으로 본 착범
착범전의 이유가 의도성이 아닌 주전기술의 부족으로 본다면, 고려전 초기 엽전이라 볼 수 있는 동국중보와 동국통보에서 착범전이 많이 발생해야 한다.
그리고 비교적 늦게 발행된 삼한중보, 삼한통보에서는 착범전이 적게 발생해야 한다.
필자의 9점의 고려전 착범을 통해, 착범은 고려전 초기와 후기 모두 착범이 빈번하게 발생했음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착범의 정도에서는 차이가 났다.
초기 동국중보, 동국통보에는 착범의 정도가 심했으나, 후기 삼한중보, 삼한통보에서는 착범의 정도가 심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착범이 주전기술 부족의 극복을 통해 나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착범의 가치
착범은 고려전에서 큰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착범이 고려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큰 가치를 부여하기 보단, 당시 주전기술을 살펴보는 재미있는 문화유산 정도로 생각하면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9점의 고려전을 통해, 배면 착범에 대해 살펴보았다.
고려전 착범의 이유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한 고전 수집가는 착범과 에러의 용어에 대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착범은 에러가 아니다'라는 게, 그분과 나의 생각이다.
물론 고려전의 착범이 주조하는 사람의 실수나 잘못으로 밝혀진다면 에러로 볼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추측과 근거로는 에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화폐의 가치는 인기, 상태, 발행량으로 결정된다고 한다. 하지만 엽전, 그것도 우리 선조들이 사용했던 엽전의 가치를 화폐의 가치 기준과 동일시 여기는 것이 옳은 것일까? 상태적인 기준은 될 수 있어도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인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고려전은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상태를 기준으로 한다면, 전래전보다는 출토전이 대다수인 고려전에서 상태가 엄청나게 좋은 엽전은 만나기 힘들다.
발행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북한에서 출토된 고려전이 대거 유입되면서 쉽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인기, 상태, 발행량 모두 수집가들의 흥미를 충족시키기에는 고려전이 많이 부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퉁명한 고려전 한 점, 한 점에 인간미가 느껴진다. 그래서 필자는 고려전을 수집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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