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엽전 중에 하나인 '동국통보(東國通寶)'이다.
고려시대에는 다양한 엽전들이 발행되었다.
문무전을 비롯하여 건원중보 배 동국전,
동국중보, 동국통보, 해동중보, 해동통보, 해동원보, 삼한중보, 삼한통보 등
다양한 종류의 엽전을 발행했다.
역사책에는 1102년에 해동통보를 발행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그 이외의 엽전들의 정확한 발행년도는 알 수가 없다.
기록을 근간으로 고려 숙종 때, 엽전이 활발하게 주조되었다고 추측할 뿐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렸다.
이는 중국 대륙을 점령했던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나라의 모습이었다.
즉, 우리땅을 침범하지 않고 곡물을 보내는 등의 예의가 있는 나라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치욕스럽고 부끄러운 의미가 된다.
무튼 동국중보와 동국통보에는 '동국(東國)' 이라는 한자어가 새겨져있다.
동쪽에 있는 나라라는 의미인데, 이는 중국인들의 시선이 반영된 명칭이라 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욱 필요하겠지만,
화폐수집가의 입장에서 동국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사진 속 동국통보는 대독에 해당한다.
동국통보의 글자배열은 대독과 회독 2종류로 나눠진다.
회독은 시계방향으로 '東國通寶'가 적힌 것이고,
대독은 상하좌우로 '東國通寶'가 적힌 것이다.
그리고 서체로는 예서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동국통보에는 해서, 전서, 행서 등의 서체들이 존재한다.
사진 속 동국통보가 특별한 이유는 뒷면에 월표가 있기 때문이다.
월표는 달의 모양을 본떠 만든 일종의 점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월표가 갖는 의미는 따로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 당나라의 화폐인 개원통보에서 다양한 월표를 발견할 수 있다.
상향월표, 하향월표, 좌월표, 우월표 등은 물론이거니와
엽전 안쪽 사각 모서리에 비스듬히 있는 월표들도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고려전이나 조선시대 상평통보에도
다양한 월표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중국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 속 동국통보 상향월표와 동일한 엽전이
한영달 선생님의 한국의 고전에 수록되어 있다.
고려전에서 월표가 있는 엽전은 찾기 어렵다고 한다.
나는 찾기 위해 구입했다기 보단,
이것 저것 구입하다보니 월표가 있는 고려전이 내게 왔다고 말하고 싶다.
이것도 인연이라고 괜히 정이 간다.
예전에는 고려전 1점에 꽤 많은 돈을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고려전이 많이 저렴해진 것 같다.
북한에 있는 고려전들이 중국과 러시아 등을 통해 국내로 유입된다는
소문은 일찍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고려전을 종류별로 모아야되겠다는 욕심만 없다면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려전을 수집하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수량이 많아도 구입하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는 것 같다.
친한 동생이 이런 엽전에 무슨 매력이 있냐고 묻는다.
글쎄, 너는 네 할아버지의 흔적이 묻은 책 등의 물품을 만지면 어떤 생각이 드는데?
......
우리 고전의 매력은 우리 선조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있다는 것 같다.
고려시대 문인이었던 임춘의 '공방전(孔方傳)' 이라는 가전체소설이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엽전 즉 돈이다.
고려 말 쓴 것으로 추측되는 이 작품을 통해 당시 사회실태들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화폐는 물질적인 의미의 돈으로 끝나면 흥미가 떨어지지만,
우리의 과거 또는 현재, 미래와 연관시켜 스토리텔링을 하면
재미있는 흥미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려전 1점을 소개하면서
너무 말이 많았는 것 같다.
바람이 있다면
우리 고전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
우리 것은 우리가 지켜야 된다.
소중한 문화유산인 동국통보,
나만의 유산이 아닌 우리 모두의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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